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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인어는 왜 침몰했는가

기사승인 2019.06.17  19: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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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장 조유진

헝가리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호(Hableany·헝가리어로 인어)에 대한 인양 작업이 지난 6월 11일 이뤄졌다.

참사 13일 만이다.
지난 5월 29일 오후 9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강물 속으로 침몰했다. 사고 직후 구조된 건 한국인 7명이 전부였다.
 군산은 바다를 접하고 있다.
해상사고 발생 시 군산소방서에서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해 소방정대를 두고 있으며 기관사 항해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가를 배치했다.
정대를 포함한 군산소방서 전 직원은 유사한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군산항에서 각종 현지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소방서에서만 실시하는 이런 훈련이 과연 사고가 일어나는 것까지 방지할 수 있을까.
물론 화재나 사고 발생 시 소방관들의 대응 능력이 강화 될 지는 몰라도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선장, 선원들의 안전에 대한 인식, 인간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기본을 실천하는 안전윤리의식이다.
이번 헝가리 참사는 대형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호가 허블레아니호의 후미를 추돌하면서 발생했다.
사고 목격자들은 바이킹 시긴호가 사고 발생 후 어떠한 구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사고 원인을 오로지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악천후 속에서 야간에 운항된 사실부터, 비좁은 다뉴브 강에서 무수히 떠다니는 유람선들의 관리를 소홀히 했던 헝가리 당국, 구명조끼 착용 안내조차 하지 않은 유람선 관계자들, 저렴하다는 이유로 70년 전 만들어진 구소련제 유람선 탑승을 패키지 일정에 끼워 넣은 한국 여행사...
안전을 간과한 이들은 25명 사망과 3명 실종을 낳은 이번 사건의 공범이다.
이번 헝가리 참사는 세월호 참사와 오버렙 되는 부분이 많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도 과적, 기상 악화를 무시한 안전불감증에 의해 발생한 사고였으며 사고 후 구조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장의 비윤리적인 태도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실종자를 찾다가 잠수부가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헝가리의 구조과정에서 현장에 투입된 한국 잠수부들의 헌신은 물론 박수를 보낼만한 일이지만 ‘우리는 영웅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헝가리의 샨도르 핀테르 장관의 언급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실종자 수색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행동하는 것 또한 안전 불감증이며 이런 행동이 또 다른 생명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
허블레아니호의 선체인양도 끝났지만 선체 인양 후 추가로 찾은 실종자 한명을 제외하면 아직도 승객 3명이 실종상태다.
하지만 실종자를 찾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제가 우리 모두에게 남아 있다.
바로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극복과 안전윤리의식 확립이다.
8월 말까지는 태풍 폭우 등 기상 악화가 잦은 데다 해양 활동이 부쩍 많은 휴가철이다.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관계자들은 평상 시 안전에 관심을 갖고 여객선이나 선박관리에 힘쓰며 선박과적이나 운항 전 기상상태를 무시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안전이 습관화 될 수 있도록 관할 소방서와 주기적인 훈련을 통해 사고를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소중하게 여기는 안전윤리의식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나의 행동 하나하나에 ‘안전’의 면에서 부족함이 없는지 습관적으로 점검하고 행동해 안전 불감증을 극복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길 바란다.

호남제일인터넷신문 hoj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호남제일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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